'오클랜드 일상'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7.03.19 Muriwai Beach
  2. 2017.02.27 Piha Beach
  3. 2017.02.26
  4. 2017.02.23 고사리
  5. 2017.02.23 민들레
  6. 2017.02.22 도토리 1
  7. 2017.01.08 숲이 많은 동네
  8. 2017.01.08 낙후(?)된 동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오클랜드에서 대표적인 해변을 2개만 꼽으라면 피하와 더불어 지금 소개할 무리와이 비치라고 생각합니다. 자그마한 해변은 제외하더라도 잘 알려진 해변만 해도 상당히 많은데 이 두 해변은 관광객들한테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모두 서쪽 해안가에 있어서 파도, 바람이 거칩니다.



뉴질랜드에 처음 관광온지 얼마 안되어 이 해변에서 낚시를 하러 처음 방문했는데 그 때의 느낌이 아직 생생합니다. 바닷가에 도착해보니 해안가에 어떤 서양처자가 벤치에 앉아서 노을지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옆에는 개 한마리를 앉혀두고 음료수 캔 하나를 마시고 있다가 우리 일행을 보더니 식 미소를 지어주더군요. 그게 저에겐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평소 저런 여유로운 일상이 로망이었거든요.


하여간 낚시라곤 해본적이 없던 제가 이곳에서 처음 낚시해서 30여분만에 우럭을 2마리나 잡았네요. 그 당시 그 포인트는 현지인들이 먹지 않는 우럭이 주로 잡히는 곳이라 늦게 가도 비어있었죠. 지금이야 동양사람들이 워낙 많이 들어와있어서 이젠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일반 관광객들에게 이곳은 바다갈매기 군락지를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멋진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수많은 바다갈매기가 번식을 위해 군집해 있는데 활공하는 모습과 정지비행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바닷바람에 밀려오는 바다갈매기 냄새가 좀 지독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1년 내내 바다갈매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번식기때를 맞추어야 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1월 중순, 3월중순 모두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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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ha Beach  (0) 2017.02.27
Posted by 자떠나자

오클랜드에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끼고 있어 많은 해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오클랜드 외곽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해변의 모래사장을 걸을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의 가볼만한 곳 중 상위에 꼽는 것들 중에서 저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곳은 피하비치입니다.


이곳은 오클랜드 서쪽 해안에 위치한 해변으로 집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번잡한 도심지를 벗어나서 커다란 숲속을 통과하여 가다보면 길 양옆으로 고사리나무가 보이는 밀림속에서 쥬라기 공원의 공룡이 어디선가 튀어나올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서쪽에 다다르니 저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오랜 학업생활을 마치고 뉴질랜드를 처음 방문했을때 다음날 바로 이 피하비치를 갔는데 해변이 나오기 전 숲속길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색다르고 가슴이 긴장되기 시작해서 저 멀리 바닷가가 보이는 순간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가 바닷가 근처에 다다랐을때 아래의 풍광을 보고 제 가슴은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느 신부님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하죠. 여행은 다리가 떨릴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떨릴때 하는것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체력과 함께 감흥도 줄어듭니다. 제 젊은 시절을 돌이켜 보건데 과연 이처럼 가슴벅찬 경우가 얼마나 되었던가... 하고 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순간이 제가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삶에 지쳐 먹고살기 바빠서 돈도 시간도 없어 여행을 뒤로 미룹니다. 여행을 거의 못해보다 나이들어 해외여행을 해보지만 그것이 젊었을때 하는 여행에서 느끼는 감흥과는 확연히 다를것입니다. 많이 걷지도 못하기에 여행패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 뉴질랜드 사람들은 먹고 입는것은 누추해보일지라도 여행은 많이 다닙니다. 그런점에서 평생 일만하다 노인이 되어 효도관광 다니는 처지의 우리 부모님 세대를 보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요즘엔 젊어서부터 여행 많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닙니다.


터질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바닷가에 도착하면 서해안 특유의 검은 모래 사장이 눈에 들어 옵니다. 모래속에 철분이 있어서 그런 색을 띄는데 한여름 뙤약볕에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면 그 철분으로 인해 몹시 뜨거워 화상을 입을 지경이라니 조심해야 겠지요. 아래 사진을 보면 모래사장 바닥에 물이 살짝 올라와 바닥이 거울처럼 비쳐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기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진찍어 보면 인물이 바닥에 비쳐보입니다.


사진 전문가들은 별것 아닌 장소도 아주 멋진 느낌으로 찍는 기술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의 멋진 풍광과 실제 그 곳의 전체 사진을 찍어 비교해 놓은 경우를 보면 그저 놀랄 따름입니다. 특히 제가 이미 가본 곳을 어느 누군가가 멋지게 찍어 올렸을때 저는 그것이 카메라빨이라는걸 압니다. 그러나 사진 비전문가인 제가 뉴질랜드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 반대가 됩니다. 실제로는 아주 멋진데 사진은 그 정도에 훨씬 못미친다는 것이지요. 다만 이곳에서는 제가 의도치 않아도 바닥만큼은 육안보다 멋지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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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iwai Beach  (0) 2017.03.19
Posted by 자떠나자

오클랜드에 야생 무가 자라고 있다는게 신기한데 아무래도 아시아인이 유입되면서 재배농장에서 씨가 퍼진게 아닌가 추정합니다. 예전에 알바니는 오클랜드 변방이었으나 대규모 택지조성이 시작되어 지금은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곳 공터에 가보면 야생 무가 자라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적으로 자라 그런지 잎을 만지는 순간 가시에 찔려서 나도 모르게 '앗 따거'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도저히 맨손으로는 만지기 힘들더군요. 시험삼아 몇 잎 뜯어와서 절여서 생김치 담듯 무쳐 먹어 보았는데 평소 먹던 열무 맛은 그대로 인데 그 까끌함이 여전히 혀에서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그러다 최근 우리 동네에서 도로 재포장 공사를 하면서 인도까지 새로 공사를 했습니다. 인도와 도로 사이에 잔디가 형성되어 있고 집집마다 진입로가 있다보니 기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새로 포장하면서 잔디 영역도 새로 조성했습니다. 그런데 공사완공후 시일이 지나 잔디와 잡초가 돋아나는데 그길을 산책하다 보니 야생 무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전에는 없다가 공사후 나는걸 보니 잔디밭에 부은 흙속에 무의 씨가 들어 있었던거 같습니다.


현재 오클랜드 외곽에는 많은 곳에서 신도시 형태로 택지조성이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이미 완료된 곳도 있는데 작년에 그런 곳들을 지나다 보니 이상하게도 그런 곳에 야생 무가 자라고 있어서 의아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땅 공사를 하는 곳에 이런 야생 무가 자라게 된게 아마도 같은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에는 뿌리의 크기에 따라 가장 큰 김장무, 총각김치 무보다 큰 동치미 무, 우리가 잘 아는 총각무, 가장 작아 잎을 먹는 열무가 있고 그외 동그랗고 단단한 순무가 있지요. 집 근처 길가 잔디에 잡초로 솟아난 무가 반가웠으나 이들은 모두 잘려나갈 운명... 잔디들은 주기적으로 잔디깎이 기계에 의해 바짝 잘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커다란 잡초(?)는 다른 잡초와 달리 손으로 뽑히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어짜피 뽑히거나 잘릴 운명이라 제가 시험삼아 집에 심어볼 요량으로 2~3개 뽑아봤습니다. 순무도 있었고 열무도 있었는데 땅이 안좋은 곳에 심은 놈은 그냥 그대로 이고 텃밭에 심은 놈은 잘 자라긴 하는데 뿌리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최근 다시 산책할때 보니 아쉽게도 다 뽑혀 나가고 몇개 안남아 있더군요.


야생무가 잔디밭에 있으면 잘려나가 제대로 크지를 못하고 숲속에선 햇빝을 받지 못하니 자생하기 힘들고 결국은 잔디깎이 관리를 받지 않는 햇볕 잘드는 공터에서나 제대로 클것이기에 주기적으로 채취할 정도는 안될 듯 합니다. 게다가 한인샵에 가면 여러종류의 무를 팔고 있으니 굳이 힘들게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도시내 주택가에서 야생 무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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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떠나자

뉴질랜드에 처음 와 보았을때 차로 숲속길을 달리다 보면 양치식물인 고사리나무가 많은게 인상 깊었는데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숲이 연상되고 공룡이 살 것만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이곳 원주민인 마오리 부족은 이 고사리 나무의 순을 먹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먹는 고사리에 비하면 엄청 커서 하나만 먹어도 될거 같은 느낌입니다.


 


언젠가 로토루아 지방의 숲속을 트레킹할때 길가에 군데 군데 솟아난 고사리를 본 적 있습니다. 평소에 생 고사리를 본 적이 없었고 또한 뉴질랜드에서 고사리가 커서 잎이 피었을때는 그게 고사리인지도 몰랐을테니 뉴질랜드에서 몇년을 살면서 숲속을 자주 갔어도 고사리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다행히 고사리가 있는 숲속을 지나고 있었고 시기도 고사리가 솟아나는 봄철이라서 운좋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곳에만 고사리가 있는 줄 알았는데 관심을 가지고 동네 숲속을 지나며 유심히 살펴보니 동네 숲에도 고사리가 있더군요. 많지는 않아도...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는 것과 달리 고사리는 새순을 꺽어 채취하는 것이기에 몇개 꺾어 가는 것이야 별 문제가 되진 않지만 가방 한가득 채취해 가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자신의 사유지가 아닌 공터나 숲같은 공공장소에서의 동식물 채취는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며 바닷가 또한 채취 가능한 어패류 종류와 양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짜피 고사리는 대량으로 넓게 자라고 있는 곳을 찾기도 어렵지만 그렇다해도 모든 새순이 한날 한시에 올라오는 것도 아니기에 한번에 많이 채취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이목도 있고 많이 채취하기도 찜찜해서 저는 제사상에 올릴 용도로 조금만 채취합니다. 평소엔 먹지 않기에 한그릇 양만으로도 족합니다.


여기서도 한국식품 매장에서 말린 고사리를 파는데 모두 중국산인데다 가늘고 질긴듯 하지만 이곳 고사리는 훨씬 굵고 부드럽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굵은 것은 연필 굵기만 합니다. 식감도 맛도 좋을뿐더러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직접 캔 자연산이라 제사상에 올릴 최고의 나물이라 할만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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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를 제외하곤 늘상 도시속에서 살아왔던 저에게 오클랜드는 도시와 시골을 합쳐놓은 곳 이었습니다. 주택가를 산책하다보면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전혀 보지 못했던 나무, 꽃, 잡초, 새 등을 보는게 신기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민들레는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이지 싶습니다. 여기와서 보니 민들레도 여러 종이 있으며 개민들레(서양금혼초,Catsear, 학명:Hypochaeris radicata)처럼 비슷한 종류도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식용으로도 쓰이는 민들레 또한 이곳 오클랜드에서도 흔합니다. 길가는 물론 주기적으로 잔디를 깎아대는 잔디밭에도 끈질기게 살아가고 있는 식물입니다.



사실 이곳에서는 민들레류는 잡초 중의 잡초로 분류되어 매장에서 정원용 제품을 파는 코너에 가 보면 민들레를 죽이는 약을 팔고 있습니다. 민들레를 뽑으면 땅속 깊이 박힌 긴 뿌리로 인해 뽑히는 과정에서 일부 뿌리가 남아 있어 다시 살아 나기 때문에 매끈한 잔디밭을 유지하려는 현지인에겐 잘 죽지 않는 잡초이죠. 그래서 민들레 위에 개별적으로 하나씩 약을 뿌려 뿌리까지 죽이도록 만들어진 제품이죠. 저는 매끈한 잔디보다는 이런저런 야생화들이 함께 피어나는게 보기 좋은데 말이죠.


한국에도 여러 종의 민들레가 있지만 그 중 모두 노란꽃을 피우는 민들레(학명: Taraxacum platycarpum)와 서양 민들레(Dendelion, 학명: Taraxacum officinale)는 세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곳 서양 민들레는 생장조건에 따라 같은 품종이라도 크기가 제각각인데 큰 것은 잎 하나의 길이만해도 20cm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제 집에도 잔디밭의 민들레 씨가 날라와서 텃밭에서 자랐는데 잔디밭과는 달리 상당히 잎이 커져서 뒤뜰에서 삼겹살 구워먹을때 텃밭에서 상추, 깻잎과 함께 민들레 잎을 따서 쌈싸먹을때 한 잎씩 넣어 먹었더니 아주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는 이제 민들레가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지만 여기선 지천에 널린 잡초일뿐입니다. 모르면 잡초, 알면 약초가 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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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매년 가을철이 되면 야산의 도토리를 사람들이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부족해져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는 도토리 나무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곳의 가을인 3월 경에는 도토리 나무 아래 땅에 떨어진 도토리 열매를 지천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으나 아는만큼 보인다고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곳저곳 꽤 많은 도토리 나무가 자라고 있더군요. 그것도 아주 커다란 나무로... 개인 주택가에 심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공원에 있는 경우도 있고 숲속에도 있습니다. 아래 커다란 도토리 나무들이 일렬로 자라고 있습니다만 열매 보다는 가로수길로서의 운치가 더 마음에 듭니다.



이곳에서 도토리는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것이 아니기에 땅에 떨어지고 곧이어 비가 자주오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바로 썩어버립니다. 게다가 아무도 도토리에 관심을 갖지 않기에 마음만 먹으면 많이 쓸어 담아 올 수는 있으나 아무래도 남의 이목이 없는 숲속이 제격입니다. 그리고 크기도 한국 도토리보다 큰거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직 익지 않은 상태로 땅에 떨어진것 중 큰걸 주워온 것입니다. 3cm 이상 되네요.



땅에 떨어진지 얼마 안된 도토리 위주로 주워와도 집에 와서 껍찔을 깨보면 속이 썩어 있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건 솎아 내고 겉껍질도 제거한 알맹이만 모아 도토리 묵을 만들어 먹었는데 한국에서 사먹어본 도토리묵 하고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아... 이게 진짜 도토리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공원을 산책하다가 아래와 같이 밤과 비슷한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겉이 가시는 아니지만 뾰족한 돌기가 나 있고 익으면 벌어지면서 열매가 나오는데 밤은 주로 3개 있지만 이건 하나만 있네요. 색깔도 비슷하고 열매 하나의 크기도 비슷하지만 밤은 아닙니다. 몹시 궁금해서 땅에 떨어진 걸 한움큼 주워와서 밤 삶아 먹듯이 삶아 껍질 벗기고 한입 베어문 순간 어찌나 쓰던지... 주저없이 다 버렸습니다. 여전히 무슨 열매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아직 야생으로 밤나무가 자라는걸 본적은 없습니다만 해밀턴이라는 도시에 갔을때 그 곳 식물원에 밤나무가 하나 심어져 있었고 때마침 익은 밤이 땅에 떨어져 몇개 주워온적은 있습니다. 도토리처럼 밤나무도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신 오클랜드 근교에는 밤나무 농장이 몇군데 있어서 땅에 떨어진 밤송이를 직접 까서 Kg당 얼마씩 계산하고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밤농장은 중국산 밤을 미리 땅에 뿌려놓는다고 얘기 들었습니다만 여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파는 도토리묵은 중국산 가루로 만들거나 국내산이라 하더라도 만드는 과정에서 도토리 껍질채 기계로 갈아 사용하기에 그 중 썩은 도토리를 걸러내지 않아 안좋은 맛이 남게 마련입니다. 여기선 신선한 도토리로만 골라 사용하고 바로 만들어 먹기에 더 향긋한 맛이 나는 것이겠죠. 그러나 손이 참 많이 가서 한국에서 손님이 오지 않는 이상 만들어 먹을 엄두가 잘 나진 않습니다.


예전에 오클랜드 한식교육 프로그램에서 한국서 오신 TV출연하신 요리사분이 도토리묵 만드는걸 시연해주었습니다. 현지교민이 북한산 도토리가루를 구해서 그걸로 만들었는데 요리사분이라 그런지 도토리묵 자체의 식감은 제가 만든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식재료의 한계로 맛과 풍미 자체는 형편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신선한 도토리로만 골라 즉시 만들어 먹는 도토리묵을 일단 한번 맛보면 상업용으로 나온 도토리묵용 가루로 만든 묵은 맛이 없어 먹지 못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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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떠나자

뉴질랜드로 이민와서 렌트집을 구하러 한달여째 헤매다 겨우 구하고 보니 오클랜드 버켄헤드란 동네였습니다. 처음 정착한 이곳에서 그 이후로 계속 10여년간 살고 있습니다. 그땐 집 주변에 이렇게나 숲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나중에 보니 오클랜드에서 가장 숲이 많은 동네더군요.



오클랜드는 언덕이 많은 구릉지대로 등산이라고 할 만한 높은 산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나즈막한 언덕은 불도저로 밀어 평탄하게 만든후 집을 짓지만 여기서는 언덕의 경사를 그대로 살려 경사진 땅 위에 집을 짓습니다. 오클랜드의 많은 지역들이 택지로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넓은 보호구역도 있고 집을 짓기에 경사가 심한 깊은 계곡 또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주택지 사이에 남아 있는 이러한 계곡 숲들을 포함해 여기서는 부시(bush)라고 부르는데 한국의 산(mountain)과는 조금 다르지요. 계곡 숲들은 평지보다 낮기에 처음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하산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시워킹은 평탄한 숲길이나 나즈막한 높이의 언덕 혹은 계곡을 따라 걷는 스포츠입니다. 뉴질랜드에는 거대한 산맥들도 있지만 전 지역에 걸쳐 크고 작은 숲속 트레킹이 많이 개발되어 있어 트레킹 천국이라 불릴만 합니다.


제가 우리 동네에서 종종 운동삼아 가는 부시는 적어도 7개 이상 되는데 그 중 4개는 걸어서 가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나머지도 차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물론 모두를 걸어서 갈 수도 있답니다. 참 좋은 동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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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동네  (0) 2017.01.08
Posted by 자떠나자

버켄헤드는 오클랜드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낙후(?)된 지역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구글맵을 보면 위성사진에 녹색지역이 아직 골고루 남아 있습니다. 또한 전신주가 아직도 남아 있어 쌍무지개 뜬 풍경사진을 본 한국에 살고 있는 분들이 쌍무지개는 관심없는지 아직도 전신주가 있냐며 놀리는 그런 동네에 삽니다. 또 광랜이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는 지역입니다.


10여년전 이 곳에 처음 와서 인터넷 개통할때 뉴질랜드는 한국과 달리 모든 일처리가 느려 속터지니 감안하라고 말을 들었지만 정달 1달 꼬박 채울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선 빠르면 당일 아니면 다음날 개통될텐데 한달이라니... 여지껏 인터넷 개통을 해본 적이 없는 새집이었다면 그나마 이해라도 좀 될텐데 그것도 아니고... 됐다고 해서 해보면 안되고 다시 전화... 그러기를 10여차례... 건강찾아 왔건만 새로운 발암요인을 만난듯... 인터넷 속도는 어찌나 느린지... 요금은 왜이리 비싼지....


최근 오클랜드에서 광랜 깔린 지역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인데 뭐 그래봐야 가정용 광랜은 30Mbps급으로 10년전 제가 한국서 쓰던 100Mbps 광랜과는 한참 거리가 멀긴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수Mbps의 VDSL(토렌트 다운시 최대 1Mbps) 보다는 훨씬 빠르기에 우리 동네도 광랜이 들어오길 학수고대 중입니다. 몇달전 홈피를 보니 드디어 우리 동네도 광랜이 들어올거라고 합니다. 'Coming Soon'이라고 해놨네요. 하지만 과거의 전례로 보건데 그 '곧'이 몇주인지 몇달인지 몇년인지 어찌 압니까? 그래서 통신사에 문의해봤더니 에효... 'Coming Soon'은 2년 뒤에 들어온다는걸 의미한답니다. 그나마도 기약이 없는 지역도 있다면서 위로랍시고 하네요... 하하... 무려 2년이나 더....


그래도 뭐 그 낙후(?)된 덕분에 뉴질랜드 최고 혼잡도시 오클랜드에서 신선한 숲속 공기에 둘러쌓여 살고 있으니 이 또한 행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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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