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uri Glen의 카우리 나무
카우리 글렌은 이름에서 연유하듯이 카우리 나무가 많이 살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숲속에는 카우리 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1907년에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수령 200~300년 된 제법 커다란 카우리 나무들도 있고 아직 한참 크고 있는 어린 카우리들도 많습니다.
보호수종인 카우리는 외부 특정균에 감염되어 죽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소나무 재선충으로 소나무 생태가 위협받고 있다지요. 그래서 카우리 나무가 있는 숲속의 입구에는 방문객의 신발을 소독할 수 있는 장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관찰해본 결과 카우리 나무는 다른 나무와 좀 다른 두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성장하면서 몸통 굵기와 높이가 동시에 커지지만 카우리는 성장초기엔 굵기가 아닌 높이에만 치중합니다. 그래서 직경이 20cm나 50cm나 높이는 비슷합니다. 일단 어느정도 높이까지 최대한 성장한 후에는 굵기에 치중합니다. 다른 특징으로는 자라면서 햇빝을 덜 받는 아래쪽 가지들을 스스로 떨궈낸다는 점입니다. 이 두가지 특징은 모두 햇빛을 우선적으로 받는데 집중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나무는 곧고 굵게 잔가지없는 기둥처럼 자라는데 단단하기까지 해서 인간에게 훌륭한 목재로 남획되어져 왔습니다. 지금은 보호수로 벌목이 금지되어 있으나 오래전에 카우리 나무로 만들어진 중고가구는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됩니다.
굵어 지면서 표피는 갈라지고 결국은 자연적으로 떨어지는데 원래보다 일찍 떨어지면 빨간 표피가 드러납니다. 마치 인간의 상처 딱지를 일찍 떼어내면 빨간 피부가 드러나듯이 말이죠.
예전 이민 초기에 이 숲을 드나들때 골짜기 아래 한 카우리 나무에 이름모를 커다란 버섯이 붙어있는 걸 보았습니다. 직경이 최소 20cm 이상 되어 보였는데 몇년간 조금씩 커가는 걸 지켜봤을뿐 어떤 버섯인지도 모르겠고 접근하기도 쉽지 않아서 그냥 사진만 찍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지난 즈음 어느날인가 보니 아쉽게도 누군가 떼어가 버렸습니다. 우리 동네에 아시아인이 많이 이사 오면서 그 중 누군가 채취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